혼자 경리부터 영업까지 다했다…'24년 흑자' 신화의 비결 [차은지의 비상탈출]

입력 2023-07-22 08:00   수정 2023-07-24 09:08


규모가 크든 작든 어느 회사나 성장기와 하락기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스톰테크'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창업 후 지금까지 24년간 매출이 매년 성장세를 계속해왔다. 사업 첫 해부터 영업이익을 내면서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해가 없다.

정수기 부품 제조 전문기업인 스톰테크는 정수기 구성품 중 케이스와 필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을 생산한다. 주요 부품들은 쿠쿠, LG, 코웨이 등 국내 주요 정수기 회사들 제품에 들어간다. 국내뿐 아니라 현재 인도, 중국 등의 100여개 해외 고객사와 협업 중이다.
자동차 엔지니어서 정수기 전문가로
1999년 스톰테크를 설립한 강기환 대표는 기계공학도 출신으로 대우자동차 엔지니어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자동차 엔진, 변속기 등을 개발하다 이후 웅진코웨이 연구소로 이직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개발에 참여했다.

그는 웅진코웨이 근무 당시 정수기 관련 부품들을 수입해서 사용했던 것을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배웠던 노하우를 적용해 '원터치 피팅'이라는 정수기 핵심 부품을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원터치 피팅은 관과 관을 연결하는 연결구로 탈착이 용이해 정수기 및 음용수기 분야에 폭넓게 사용되는 제품이다.

강 대표는 "스톰테크는 태풍을 일으키는 사업을 해보자는 의미로 지은 사명"이라며 "창업 후 약 24년이 지났는데 정수기 업계 부품 업체로서 어느 정도 태풍을 일으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톰테크는 정수기 부품 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유사한 아이템을 만드는 회사가 있지만 점유율 차이가 압도적이라 경쟁사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강 대표는 스톰테크가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비결로 다양한 품목을 적기에 납품할 수 있는 능력과 우수한 품질을 꼽았다.

스톰테크가 우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강 대표의 통 큰 결단도 한 몫했다. 회사가 커지면서 공장 위치를 놓고 고민하던 중 기존 직원들과 계속 함께 일하기 위해 서울 등촌동에 공장 시설을 갖춘 사옥을 지은 것이다.

강 대표는 "회사가 커지면서 어디로 공장을 이전할지 고민했는데 공단 지역으로 가면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같이 일하던 인력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등촌동에 공장 시설을 갖춘 사옥을 지었다"며 "과감한 투자를 한 덕분에 사세도 커지고 매출도 성장해 긍정적 효과를 얻었다"고 귀띔했다.
"환경가전으로 확장 계획…연내 코스닥 상장 목표"
스톰테크는 코로나 시기에도 매출 성장이 지속됐다. 정수기 원제조사들 매출이 올라가면서 부품을 납품하는 스톰테크의 매출도 자연스럽게 동반 상승한 덕분이다. 스톰테크는 지난해 매출 510억원, 영업이익 11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전년 대비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대표는 "창업 초기 약 10년간 저 혼자 경리부터 해외 영업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 했다"며 "1인5역을 한 덕분에 사업 초창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적 없고 매년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정수기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수출 전망도 밝다. 세계 경제가 성장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도 정수기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정수기 부품은 교체주기가 있어 부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공급해야 한다는 점도 안정적 성장 요인이다.

앞으로 스톰테크는 정수기를 넘어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비데, 식기세척기, 식물재배기 등 물과 관련된 다양한 환경 가전 제품으로 매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정수기 부품을 만들었던 기술력과 공장 시스템을 활용해 다른 가전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성을 바탕으로 올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이투자증권과 대표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기업공개를 통해 들어오는 공모자금으로는 신규 공장 확장과 자동화 등 시설 투자와 환경 가전 부품 개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앞으로는 인공지능(AI) 로봇 도입 등을 통해 더 나은 기술력이나 자동화 시설을 갖춰 품질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해외 시장 매출 확대를 위해 해외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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